설교자료/시편

추석설교, 눈물을 흘리는 씨를 뿌린 자의 결실

'코이네' 2014. 9. 3. 14:31

추석설교, 시126, 이 나라의 쓰러져가는 농촌을 위해 기도하자

 

본문 : 시편 126:1-6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린 자의 결실 / 박동진목사


 

이  시편은 85편, 107편과 같이 바벨론의 포로생활에서 다시 이스라엘로 귀환하는 기쁨을 표현한 시입니다. 포로에서의 해방이라는 벅찬 감격과 기쁨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구원을 베푸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 고백이 돋보이는 시입니다. 본 시의 저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본시의 내용을 볼 때 바벨론에서의 제 2차 귀한을 이끈 에스라가 기록하지 않았을까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 시편의 말씀에는 먼저 믿음에 기초를 둔 희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랐던 것를 이룬 어린아이에게서 볼 수 있는 순수한 기쁨과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그 희망이 아주 소박하게 표현되어 있으면서, 마음 깊은 감동을 가져다 주는 시이기도 합니다.  

 

1절에서 3절은 회복에 관한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포로로 잡혀가서 갖은 수모와 고통을 당하며, 스스로 자주민으로서의 정체감을 상실한 채 그저 목숨을 부지하며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제 그들의 땅을 되찾았을 때의 기쁨을 한 번 상상하여 보십시오.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찼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까? 1절에 첫머리에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주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그런데, 이 구절은 또 “주께서 시온의 운명을 회복시켰을 때에”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고향으로 돌아온 이스라엘백성들은 조국을 다시 찾은 것은 하나님 때문이며, 자신들의 운명이 하나님 손에 달려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고백입니다. 그들의 선조들이 나라를 잃어버린 것은 하나님께 패역하였고,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인데,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를 되돌리셨으니 하나님 안에 거하여야 한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금 그 믿음을 확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2절에는 이방인들의 입을 빌어 “주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대사를 행하셨다”고 하였고, 3절에는 “주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 일을 하셨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이제 하나님이 우리편이 되셨다는 그 고백 속에 고국에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에 진정한 희망의 빛이 있는 것입니다.

 

4절에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습니다.

 

표준새번역으로 이 부분을 다시 읽으면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사로잡힌 우리가 다시 한 번 번영하게 해주십시오” 여기 네겝의 시내는 건조기에는 항상 메말라 있다가 우기가 되면 강물이 흘러 넘친다고 합니다. 이처럼 자신들의 처지가 지금은 건조기의 메마른 네겝 시내와 같지만 이제는 우기에 강물이 흘러넘쳐 시내가 회복되듯이 자신들의 미래도 그렇게 번영시켜달라는 간구입니다.

 

그리고 5절과 6절은 그들의 다짐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결심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둔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정녕,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꿈에도 그리던 조국 고향에 돌아왔을 때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황폐하고 쓸모 없이 내 버려진 땅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저것을 쓸모있는 땅으로 개간하는 것은 그들이 해야할 몫입니다. ‘눈물을 흘리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자’ 그러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실 것이다. 기쁨으로 거둘 날이 분명히 있다, 그렇게 다짐하며 그들은 버려지고 황폐한 땅을 개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의 농어촌현실에 적용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농촌과 어촌은 버려진 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003년 3월 27일자 일간신문에 우리 농어촌에 관한 현실을 보도한 것이 있습니다. 여기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의 인구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는데, 최근 10년 사이에 농촌 인구는 37%나 줄었고 어촌 인구는 절반 가량이나 감소하여, 전체 인구에서 농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말 7.5%이며, 어촌 인구는 0.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농촌이 노령화되어 농가 경영주도 60대와 70대가 56.8%나 되었고,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농어촌은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버려진 폐교가 많은데 학생 수가 줄고 있어 조만간 폐교해야 할 초등학교가 부지기수이며, 경지면적 3㏊ 미만인 영세농이 전체 농가의 92.3%나 되고 연간 매출이 1000만원 미만인 소농 비중이 67.2%인 농촌의 현실을 감안하면 농촌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농어촌을 떠나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의료 혜택 등 문화적인 문제와 자녀교육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은 우리 농어촌의 회복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네겝의 시내물이 다시 흘러 시내가 회복되듯이, 우리 농어촌이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1절에 주께서 시온의 운명을 회복시켜 주었다고 고백하였듯이, 이제 우리 농어촌의 문제를 주님께 맡기며, 주님의 손에서 다시 회복되어지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대로 여러 가지 구체적인 정책들이 하나씩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도시 교회와 농촌교회가 연대하여 할 수 있는 사업들과 우리 농수산물을 애용하는 운동, 그리고 우리의 농어촌이 제대로 회복되어야 북한의 식량문제도 우리 손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제대로 인식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도우심이 가난하고 힘든 농어촌교회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계신 목회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여러분, 지금은 눈물을 흘리며 함께 씨를 뿌려야 할 때입니다. 쓰러진 농어촌을 회복시킨다는 것은 또한 우리의 삶의 태도를 바꾸는 일입니다. 세상은 노력하지 않고, 땀흘리지 않고, 눈물흘리지 않아도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유혹합니다. 그것도 아주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백성들을 현혹시킵니다. 우리의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땀흘리고 수고하여 얻은 결실의 기쁨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농어촌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온 국민의 가슴에 눈물 흘려 뿌린 씨앗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또 그렇게 살았을 때 가지는 삶의 기쁨을 되찾는데 있습니다. 농어촌을 살리는 것은 우리 국민정신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다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시다.


하나님 아버지, 지금 우리 나라의 근간이 되는 농어촌이 황폐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떠나버리는 희망 없는 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모든 국민의 마음도 눈물 흘리며 결실을 거두는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이제 다시 우리의 농어촌에 기쁨의 노래소리가 충만한 곳이 되게 하여주시고, 이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옵소서. 농어촌이 다시 회복되어 또한 우리 모든 국민들이 땀흘리는 수고의 기쁨을 이해하며, 그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도록 도와주옵소서. 이 일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앞장서며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옵소서. 또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헌신하고 있는 농어촌 교회를 섬기는 주의 종들을 돌아보시며, 이들에게 힘을 더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by 코이네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