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문학 8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작 - 시를 쓴다는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꺽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류시화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중... by 코이네자료실

시와문학 2016.01.31

박목월의 시 '돌아보지 말자'

돌아보지 말자 - 박목월 - 하루에도 나는 몇번이나 소금기둥이 된다. 롯의 아내여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다짐하면서 믿음이 약한자여 세상의 유혹에 이끌려서 나는 뒤를 돌아본다. 뒤를 돌아 보았자 유황과 불이 퍼붓는 타오르는 소돔과 고모라 나의 어리석은 미련이여. 나는 하루에도 하루에도 몇차례나 뒤를 돌아보고 소금기둥이 된다. 신문지로 만든 관에 마음이 유혹되고 잿더미로 화하는 재물에 미련을 가지게 되고 오늘의 불 앞에 마음이 흔들리고 뱀의 혀의 꾀임에 빠져 뒤를 돌아본다. 거듭 믿음이 약한자여 오로지 주를 향한 생명의 길을 앞만 보고 걸어가자 걸어갈 수 있는 믿음을 가지자. by 코이네자료실

시와문학 2016.01.30

[시] 아홉가지 기도 / 도종환

아홉 가지 기도 시 ; 도종환 나는 지금 나의 아픔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아픔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나의 절망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절망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연약한 눈물을 뿌리며 기도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남을 위해 우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죄와 허물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또 다시 죄와 허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내 이웃의 평화를 위해서도 늘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불행한 모든 영혼을 위해 항상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용서받기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굳..

시와문학 2015.04.17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 석 헌 -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by 코이네자료실

시와문학 2015.04.17

[시]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용혜원

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화려하게 꽃피는 봄날이 아니라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가을이 되게 하소서 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사고나 실수로 나를 찾아오지 않고 허락하신 삶을 다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하늘은 푸르고 맑아 내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한 날이 되게 하소서 늙어감조차 아름다워 추하지 않고 삶을 뒤돌아보아도 후회함이 없고 천국을 소망하며 사랑을 나누며 살아 쓸데없는 애착이나 미련이 없게 하소서 병으로 인하여 몸이 너무 쇠하지 않게 하여 주시고 가족이나 이웃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기력이 있고 건강한 때가 되게 하소서 나의 삶에 맡겨주신 달란트를 남기게 하시고 허락하신 사명을 감당하게 하시며 가족과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고 베풀며 살게 하소서 죽음이 나에게..

시와문학 2015.04.17

[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이어령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이어령 하나님 나는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촛불 하나도 올린 적이 없으니 날 기억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적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사람은 별을 볼 수는 있어도 그것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별사탕이나 혹은 풍선 같은 것을 만들지만 어둠 속에서는 금세 사라지고 맙니다 바람개비를 만들 수는 있어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보셨는지요 하나님 바람개비를 든 채 잠들어버린 유원지의 아이를 말입니다 하나님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그리고 처음 바다에 물고기들을 놓아 헤엄치게 하실 때 당신의 손으로 만드신 저 은빛 날개를 펴고 새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

시와문학 2015.04.17

[시] 저는 당신의 신부에요 / 신혜소 작

‘저는 당신의 신부에요' -신혜소- 저는 당신의 신부에요 그래서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당신께 가장 아름답게 보여지고 싶어요 당신께 잘 보여 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다하겠어요 당신의 사랑을 얻을 수만 있다면 아무것 없어도 저는 행복할 수 있어요 당신이 주는 은총만 있으면 햇빛을 받는 해바라기 보다 더 밝게 웃을 수 있어요 백합화, 해바라기의 아름다움을 무엇과 비길 수 있을까 저는 당신의 사랑으로 키워진 당신의 꽃이 되고 싶어요 봄 향기 빛 보다 더 짙은 건 당신의 사랑이에요 온 세상에 뿌려지고도 그래도 계속되는 당신만의 향기에요 그 향기 조금만 제게 베도록 허락해 주세요 늘 당신 곁에 있으면 그 향기 조금 얻을 수 있을까요 조금의 사랑 조금의 관심만으로도 너무너무 가슴 벅차 기뻐하는 저는 조그마한 당..

시와문학 201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