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문학

박목월의 시 '돌아보지 말자'

'코이네' 2016. 1. 30. 23:35

 

 

돌아보지 말자

 

- 박목월 -

 

 

 

하루에도 나는

 

몇번이나 소금기둥이 된다.

 

롯의 아내여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다짐하면서

 

믿음이 약한자여

 

세상의 유혹에 이끌려서

 

나는

 

뒤를 돌아본다.

 

뒤를 돌아 보았자

 

유황과 불이 퍼붓는

 

타오르는 소돔과 고모라

 

나의 어리석은 미련이여.

 

나는 하루에도

 

하루에도 몇차례나

 

뒤를 돌아보고 소금기둥이 된다.

 

신문지로 만든 관에

 

마음이 유혹되고

 

잿더미로 화하는

 

재물에 미련을 가지게 되고 

 

오늘의 불 앞에 마음이 흔들리고

 

뱀의 혀의 꾀임에 빠져

 

뒤를 돌아본다.

 

거듭 믿음이 약한자여

 

오로지 주를 향한 생명의 길을

 

앞만 보고 걸어가자

 

걸어갈 수 있는 믿음을 가지자.

 

 



by 코이네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