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료/사무엘

[어버이주일 설교] 사무엘의 은퇴사에서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다

'코이네' 2014. 5. 9. 14:52

사무엘의 은퇴사, 황혼의 아름다움과 좋은 아버지

삼상 12:19-25 /  2000. 5. 14 (어버이 주일 낮) 

 

 

오늘은 어버이 주일입니다. 카네이션을 사도 달아 드릴 부모가 계시지 않는 자식에게도 어버이날, 어버이 주일은 계속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버이 주일을 맞으며 어떤 모습이 생각나십니까? 오늘 성경에 나타난 가장 아름다운 아버지의 모습을 본문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사무엘 상 12장은 최고의 지도자였던 사무엘의 은퇴 연설을 하는 장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왕을 세운 사람이었고 사울 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존경하던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일찍 부모의 품을 떠나 제사장 엘리에게서 신앙 교육을 받았던 신앙의 사람이었고 하나님께서 계시하시는 말씀의 종이었습니다. 사무엘의 은퇴 연설에는 자신의 지난 날 지도자로서의 삶에 대해 곧 사욕을 쫓는 생활도 아니었고 뇌물을 받거나 속이거나 압제한 일도 없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듭되는 비리의 검은 그림자를 언제나 보지 않을 날을 맞게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앙인이 집권하면 낫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몸통과 깃털 이야기로 불거졌던 지난 정권, 교회의 직분을 가진 대통령이었지만 그의 주변인물과 관계된 사건이 도마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사무엘의 은퇴사는 더욱 아름답고 의미있게 들려집니다.

 

그런데 은퇴사도 의미있지만 더욱 뜻 있는 것은 은퇴 후의 사무엘의 삶입니다.

 

첫째 사무엘은 사울에 대해 끝까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잘난 자식만 품에 안는 것은 아니지요. 사무엘 상 15장의 후반에서는 사울이 사무엘의 경고를 무시하고 하나님께 범죄했기에 하나님께 버림받고 정권을 빼앗기게 될 것을 지적하는 장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사무엘은 포기해야할 사울을 아껴주었습니다. 그 이유는 사무엘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자로서 사울에게 하나님의 징계의 말씀을 전해야했지만 마음으로는 사울이 진정으로 돌이키고 회개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삼상 15:30절에서 회개하지 않는 사울의 낯을 세워주기 위해 사울을 따라 나서는 이야기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울에 대해 가진 사랑이 부모님의 마음으로 사울을 사랑했던 것입니다. 사랑, 특히 부모님의 사랑을 다른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기다림입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보여준 사랑이나 주님이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사랑 이 모두가 다 기다림입니다. 죄인 된 자가 회개하고 돌아오기까지 기다리시는 아버지는 마치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먼발치에 보이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달려나가는 누가복음 15장에 나타나는 소위 탕자의 비유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요, 사랑인 것입니다. 사무엘은 사울을 위하여 돌이키도록 잘못을 지적하기도 하고 사랑으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정죄하고 비난만 하지는 않았습니다.이것이 중요한 것은 사무엘의 은퇴사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사무엘에게는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누군들 자녀들이 잘되고 잘 살기를 원치 않는 부모가 있겠습니까마는 사무엘은 자신의 자녀를 두고 사심없이 나라를 위해 사울을 왕으로, 자신을 대신할 지도자로 세웠던 것입니다.사무엘은 백성들이 자기의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직에 있는 자신에게 찾아와 새로운 지도자로 왕을 세우기 원한다고 할 때 그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기는 했지만 권위와 힘으로 물리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연약함을 알고 있는 사무엘은 그들이 잘못을 깨우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증거를 본문 바로 앞의 두 절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사무엘은 황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벽 수평선을 가르고 떠오르는 붉은 태양도 멋있습니다만 파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황혼도 아름다운 것입니다.사무엘은 본문 23절에서 그 유명한 말씀을 남겨놓았습니다.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범치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도로 너희를 가르칠 것이다."

 

연세가 많이 지면 3가지가 없어진다고 하지요. 첫째는 건강, 둘째는 일과 돈이요, 셋째는 친구라고 합니다. 세익스피어의 희곡 "좋을대로"(As you like it) 2막 7장에서 인생을 7단계로 나누었습니다.

첫째 단계 엄마 품에서 울고 보채는 시기.
둘째 단계 달팽이처럼 억지로 학교에 가는 어린 학생기
셋째 단계 뜨거운 용광로처럼 사랑하는 연인시기
넷째 단계 엉뚱한 맹세를 하고 명예욕에 사로 잡혀 싸우기를 잘하는 병정시기
다섯째 단계 불룩해진 배, 눈빛만 위엄있고 그럴싸한 격언으로 남을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재판관시대
여섯째 단계 남자다움, 굵은 목소리와 자신이 사라지고 마음이 떨리는 비실비실 시대
일곱째 단계 이빨도 없어지고 맛도 꿈도 아무 것도 없는 제 2의 유년기

 

비록 사무엘은 자신의 은퇴사에서 늙어 머리가 희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결코 비실비실 시대도 아니고 제2의 유년기도 아닌 아직도 해야 할 일을 가지고 있는 현역의 정신을 그대로 지니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할 일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삶을 기름지게 하는 것입니다.

여호수아 14장에 등장하는 갈렙은 85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호수아를 찾아가서 45년 전의 일을 회상하며 이야기합니다. 내가 아직 싸움이나 출입에 감당할 만한 힘이 있으니 원수들이 살고 있고 견고한 성읍이 있는 산지라고 해도 내게 허락해 주면 내가 그 땅을 점령하겠다고 말합니다. 얼마나 귀한 모습입니까.

주님께서도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고 하시는 자랑스러운 고백을 남기기 전에는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고 말씀하셨습니다.오늘 어버이 주일을 맞는 모든 교우들에게 갈렙의 강건함, 사무엘의 현역의 젊은 정신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세 번째로 선하고 의로운 도로 가르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나이 많아지면 늘어나는 것 중에 하나가 고집이라고 합니다. 삶의 경륜이 많기에 훈계하고 지도할 수 있는 내용도 많을 수 있지만 연로하신 어른들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그 훈계가 자신만의 고집에 사로잡히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문에 나타나는 사무엘은 선하고 의로운 도로 가르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이 말하는 선하고 의로운 도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왕상 8:36에서 솔로몬은 성전을 봉헌하면서 기도하던 중에 전쟁이나, 재난, 전염병 등 어려운 일이 있어 주님께 돌아오면 선한 길을 가르쳐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예레미야는 6장 16절에서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길에 서서 보며 옛적 길 곧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행하라 너희 심령이 평강을 얻으리라 .. "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선한 길, 의로운 도는 곧 하나님의 입의 말씀입니다.

 

사무엘은 자신이 하나님의 어렸을 때 성전에 있다가 만난 하나님께로부터 말씀을 받은 말씀의 종이었습니다.그는 나라의 지도자였으되 힘이나 재능으로, 용모나 나이로, 재치나 정치력으로 다스린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진 종이라는 점에서 지도력을 가졌던 것입니다.따라서 사무엘은 비록 현직에서는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은 결코 그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기록되어 있지요? 그렇습니다. 사무엘은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충성을 다하겠다는 다짐입니다.

 

바울의 유명한 고백을 소개합니다.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 에게니라 " 바울의 고백에서 사무엘의 모습을, 사무엘의 다짐에서 바울의 충성하는 그림자를 찾아 볼 수 잇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아버지의 뜻에 순종했고 자신이 마셔야 십자가의 고난의 잔을 다 마셨습니다. 그리고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신 주님은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신 것입니다.맡겨진 일에 충성을 다한 주님의 모습입니다.

황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사무엘의 삶이,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는 자랑스러운 고백을 남기신 주님의 모습이 어버이 주일을 맞는 여러분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