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료/히브리서

[히 10:32] 신념을 버리지 마시오

'코이네' 2024. 3. 11. 20:44

신념을 버리지 마시오 

본문: 히브리서 10 : 32-39

 

 

그러므로 여러분은 신념을 버리지 마시오.”(10:35)

 

 

이따금씩 우리는 생각과 행동이 철저하지 못하다는 자책을 스스로 합니다. 생각의 중심이 흔들리고 판단기준이 편향적이되고 감정적이 되어버리는 경우에, 그리고 자신은 사라져 버리고 산만한 일 남아있는 경우에 그러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철저함은 흔들림 없는 일관된 삶의 양식을 의미하지만, “치밀하게 따져묻는 계산에 대해서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는 용이주도하고 치밀한 면이 요구되기도 하겠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삶에 해당하는 신념같은 철저함은 수리적 이해타산이나 계산과는 다른 어떤 것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끝까지 지켜내야 하는 것, 고집스러움을 내보여야하는 것들,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것, 애정있는 시각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정작 끝까지 유효하고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더우기 이러한 것이 사람에게 적용되었을 때 더욱 그러합니다. 우리의 일은 사실 사람에게 촛점이 마추어져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로 시작하여, “사람이 사람답게 존중되는 새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생각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것은 다름아닌 사람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사람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정을 갖기가 여간 쉽지를 않습니다. 사람에 대해서 쉽사리 실망하고 포기해버리거나, 때로는 일에 파묻혀서 정작 사람을 생각하지 못하여 지나쳐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의 성과에 집착하거나 일의 효율성을 지나치게 따지다가 역시 같은 경우에 다다르기도 합니다. “표면에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며 그것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면서도 우리는 어느새 더이상 볼 것도 없다는 식의 판결을 쉽사리 내려버립니다. 그러는 사이에 사람은 구겨지고 찢기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너를 사랑한다는 말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외적인 조건을 애초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면, 온갖 삶의 모순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합니다. 단지 그것을 함께 풀어내겠다는 용기만 가지고 있다면, 그속에 매몰되어 그속에 적당하게 안주해 버리려 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사람에 대해서 철저해져야 합니다. 다시말해 사람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정이 한결같아야 하고, 조건에 따라 쉽사리 흔들리거나 감정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땅에 떨어진 세상, 사람의 가치를 몇푼의 화폐로 표현하여 사람을 상품으로 만들어 사고 파는 세상.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만을 더욱 배불릴 수 있는 기득권자의 세상이 깨어지지 않도록 약한 이들을 속이고 빼앗고 죽이기까지하는 참담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사람에 보다 철저해 진다는 말은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도전에 해당 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히브리서 본문에 로마의 칼날에 심각한 위협을 당해야 했던 이들을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 나라의 정의로운 상식이 위협당하는 상황 속에서, 견디어 낼 수 없는 모욕 속에서, 찢기고 빼앗기고 구겨지는 아픔 속에서, 굳은 연대의 손을 내밀어 서로의 삶을 부등켜 안고 함께하는 이들에 대한 정의로운 애정을 저버리지 않는 모습을 말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하는 하나님 나라의 정의로운 상식이 끝내는 이기리라는 신념과 확신을 읽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짖밟히고 찢기면 찢길 수록 더욱더 굳세게 다시금 일어서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이들은 복음을 지켜내는 일이 가져오는 참담한 억압과 아픔의 현실을 목격하면서, 사람이 정당하게 취급되지 않는 현실적인 고통이 그들을 조여 올 수록, 더욱 사람에 대해 철저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람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정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내하면서(10:36) “결코 물러서지 않는”(10:38)철저함으로 그들 자신을 둘렀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짖밟히고 버려진 이들의 친구이기를 기꺼이 자처했습니다. 기꺼이 갖힌자들의 손을 잡았습니다. 모든 소유를 송두리 빼앗기는 현실 속에서도 차라리 더 좋고 영구한 재산인 사람을 향한 정의로운 사랑, 함께하는 이들과의 굳은 연대, 그리고 정의로운 하나님 나라의 현실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 이었습니다. 사람에게 철저해 지는 것이었고, 하나님 나라의 정의로운 내용에 젖어드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기도를 다시한번 읽고 싶습니다. “하나님은 물처럼 흘러 사람과 사람의 역사 속에 오시어 인간이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보게 하셨습니다. 애초 당신의 존엄한 형상을 입고있었던 인간이 참모습을 잃어버리고, 서로 무시하고 저마다 지녀할 권리마저 서로 빼앗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이 땅에는 도처에 무시당하고 버려진 사람들 투성이 입니다. 스스로 하나님의 의로운 형상을 저버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우리가 당신의 정의로운 형상을 되찾아 살아가도록 도우소서.”

 

여기에 한가지 덪붙일 말은 우리가 사람에 대하여 더욱 철저하게 하소서입니다. 우리가 사람에 철저해 지기를 빌 때, 그리고 이 일에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인내를 할 때 우리는 산만하고 분주한 일에 매몰되지 아니하고 사람과 삶의 진정한 내용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발붙여 살아가는 이 곳에서 해야할 온갖 일들은 사람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정이라는 촛점으로 모아져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념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즉흥적이거나 산만한 감정의 나열이 반복되지 아니하고, “더 좋고 영구한 것”(10:34)에 관심을 둘 때 우리는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하나님 나라의 현실을 비로소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