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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교회 노인을 섬기는 청년 세대 간 일치를 이루다

'코이네' 2016. 7. 20. 18:06

동성교회 노인을 섬기는 청년, 세대 간 일치를 이루다

 

동성교회(김정현 담임목사)는 매년 특별한 섬김 사역을 실시한다. 바로 ‘경로 사역’이다. 흥미로운 점은 경로 사역을 기획, 추진하는 부서가 다름 아닌 청년부라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교회사적 배경이 있다.

 

김정현 목사가 10년 전 동성교회에 부임할 당시만 해도 청년부 인원은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동두천 지역은 지역적 특성상 노인층 인구가 많고, 젊은층 인구는 적었다. 젊은이들은 대게 취업과 대학 진학 등의 이유로 도시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 목사는 청년층의 부흥이 없이는 교회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청년들에게 교회적 역량을 집중시켰다. 우선, 구조적으로 예산을 독립시켜 청년부가 독자적으로 사역을 기획하고 재정을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청년들에 대한 지원도 파격적이다. 동성교회는 청년들을 위한 ‘해외비전트립’을 2년 간격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한 회당 평균 50여 명의 청년들이 여행의 기회를 얻는다. 2년마다 비전트립을 실시하기 때문에 청년부에 꾸준히 참석하는 청년들은 대부분 혜택을 받는다. 이를 위해 교회의 재정이 많이 투입되고 있지만, 김 목사는 “청년들에게 넓은 시각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교회의 어른들에게도 이러한 공감대가 형성돼 청년부서가 계획하는 사역과 행사라면 심적·물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주신다. 이와 같은 교회적 관심으로 인해 청년부는 현재 200명 이상으로 성장했다. 청년의 불모지였던 지역에서 청년부가 교회의 허리로 튼튼하게 세워진 것이다. 청년부의 경로 사역은 바로 이런 교회적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이제 청년부의 경로 사역은 동성교회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청년이 경로 사역의 주체자가 되다

 

첫 번째 기획은 ‘제주도 효도관광’이었다. 교회가 속해 있는 지역은 노인층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교회 역시 노인층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여행을 하고 싶어도 여력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청년부에서는 여행이 ‘효’ 섬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교회 내 70세 이상의 어르신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해서 2박 3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추진했다.

 

여행경비는 청년부 예산에서 집행했다. 또한 여행스케줄 기획부터 현지에서의 행사 진행과 공연 프로그램 등 일정 전체를 청년부가 도맡아 주관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청년부원 100명이 도우미로 지원해 어르신 100명을 일대일로 섬겼다는 것이다. 재정뿐만 아니라, 직접 섬김의 장으로 청년들이 뛰어든 것이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청년 여행 도우미들은 자신이 섬길 어르신과 매주 미팅을 통해 여행 준비를 도우며 관계를 형성해왔다.

 

그러다 보니 여행 당일 공항에서부터 어르신과 청년 도우미 간에 화기애애한 나눔이 이뤄졌다. 도우미들은 공항 환송과 여행지 관광, 호텔숙식에 이르기까지 일정 내내 어르신들 곁에서 안내자로 섬겼다. 심부름도 하고, 사진도 찍어 드리고, 건강에는 무리가 없으신지 또는 여행 중 불편한 점은 없으신지 수시로 확인했다. 곁에서 말벗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스케줄이 모두 끝난 저녁 시간에는 준비해간 특별 공연으로 어르신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렸다.

 

두 번째는 기획은 2011년에 교회에서 진행한 ‘경로비전축제’였다. 사실 이때는 청년들의 비전트립 기간과 맞물려 재정적·인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로 사역을 생략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청년들은 공연과 음식을 손수 대접하는 축제 행사를 열었다. 교회 내의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어르신들까지 300여 명을 초청했다.

 

청년들은 축제를 준비하며 하나의 원칙을 정했다. 뜻 깊은 섬김을 위해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뷔페 음식을 청년들이 손수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청년들이 직접 만든 35가지 음식이 축제 당일 차려졌다. 이와 함께 청년들이 준비한 트로트 찬양, 코믹워십댄스, 국악찬양 등의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행사는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경로 사역은 현재 3차를 준비하고 있다. 청년부는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많은 노인분들을 섬겨야겠다는 생각에 이전 행사보다 많은 500여 명(교회 어르신 100명, 기독교연합회 노인대학 어르신 100여 명, 노인복지관 어르신 300여 명)으로 초청 대상자를 늘렸다. 3차 사역은 어버이날을 맞아 5월에 실시될 예정이며, 소양강과 춘천 일대를 당일 코스로 돌아볼 계획이다. 김 목사는 말한다. “경제적으로나 독립적으로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노인분들에게 교회가 주최하는 경로 여행은 지역 어르신 섬김의 의미 있는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또한 청년들에게 효에 대한 신앙적 태도를 길러준다는 점에서 유익한 일이다.”

 

부서가 부서를 섬기다

 

김 목사는 “공동체가 건강하다는 것은 어린세대부터 장년세대에 이르기까지 신앙의 연속성을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존 교회들을 보면, 부서 간에 소통이 단절돼 있는 측면이 많다. 김 목사는 이러한 상황이 공동체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동성교회에서는 부서 수련회나 성경학교 행사 때, 다른 부서의 교역자들이 교사, 행사 진행자, 설교자로 협력해 사역을 진행한다. 부서의 구성원들 역시 섬김에 동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해당 부서의 학생들과 다른 부서의 교역자 및 구성원들은 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동성교회 청년부의 내리사랑은 매우 특별하다. 위로는 어르신들을 섬기고, 아래로는 후배들에게 섬김을 베푼다. 예를 들어, 고등부 수련회에는 보통 50여 명의 청년들이 봉사자로 섬긴다. 이 때문에 고등부 학생들은 수련회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모임에는 관여하지 않고, 철저히 외부에서 섬김을 행한다.

 

다른 부서들도 청년부처럼 타 부서의 행사를 섬긴다. 이렇게 부서 간 교류와 섬김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학생들이 상급부서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뿐만 아니라 상급 부서에 올라감에 있어 이탈자가 거의 없고, 정착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동성교회는 부서 간의 활발한 교류와 섬김을 통해 건강한 공동체 문화와 전통을 조성해가고 있는 중이다.

 

(이글은 '목회와 신학' 2012년 5월호에 실린 내용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by 코이네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