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료/마태복음

[마10:8]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코이네' 2020. 11. 7. 22:35

거저 주어라 

본 문 : 마태 10 : 5 - 8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10:8)

 

우스개 소리로 아들과 딸 소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따금씩 구제품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 전달되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그렇지야 않겠지만 상당 부분의 물품이 마치 아들과 딸이란 드라마에 소품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들이 들어있는 경우를 봅니다. 어떤 의도는 없었겠지만 거저 주는 것단지 집구석에 공간만 차지하는 것이어서 처분해야 하는데 마침 가져가겠다고 하니 준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여겨집니다. “거저줌을 단지 자신에게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없어도 크게 손해나지는 않기 때문에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아주 거저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초 사람들이 이기적인 존재들이어서 항시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거저라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 꽁무니를 빼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더군다나 자신에게 있어서 이득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아주 생색이 나는 경우이거나,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도움이되고 유익이 되는 경우에 마지못해서 거저라는 이름으로 주고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거저라는 말을 새로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런 댓가를 따지지 않고 고스란히 주는 것이라고 읽으면 될까요. “거저라는 단어를 말입니다. 그것이 가치없는 겁데기일 뿐이어서가 아니라, 하나도 손색이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면서도 따져묻지 않고 거저주는 것입니다. 자로 잰듯 정확해야 하고, 따져 묻고,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조건부 거래속에서는 거저의 행동이란 어리석은 행위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거저라는 말을 정작 있어야 할 곳에 있도록 돌려주는 것으로 본다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게다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주는 방법밖에 없는 경우거저라는 표현이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건네주고는 잊어버리는 식으로 주는 것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 입니다. “거저주는 일은 주고 받음이 하나인 경우를 말합니다. 아주 정성스럽게 준비한 소중한 선물을 사랑하는 이에게 건네주었다면 그것은 물건을 단지 건네주었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내어준 것입니다.

 

성서는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주어라고 말합니다. 제자들이 받은 것은 온갖 뒤틀리고 어그러진 것을 바로잡는 힘입니다. “앓는 사람을 고쳐주고 죽음 사람을 일으켜 세우며, 나병환자는 깨끗게하고 마귀를 내어쫓는”, 이른바 사람다움을 앗아가고 죽이는 온갖 세력을 물리치는 힘입니다. 이것은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지니게된 것을 뜻합니다. 거짓되고 그릇된 상황에 아무 생각없이 끌려다녔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하나님 나라의 진실되고 생명적인 그 생생한 움직임을 보고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뒷짐지고 구경이나 하거나 논쟁이나 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렇게 그들이 거저줌을 실천하는 것약한 이들의 아픔을 더 이상 무심코 지나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발딛고 서있는 곳의 문제를 자신의 삶 속에 들여 놓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자신과 별개의 것이 되지 않습니다. 아픔이 있는 곳에 그들은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에게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물건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던져놓고 잊어버리는 알량한 생색과는 아주 다른 이야기 입니다. 오직 자신의 아픔이며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그 아픔에 참여하고 그 어그러진 것을 바로잡습니다. 이것은 하나도 어색한 일이 아닙니다. ‘눈을 뜨고 본 것을 확신있게 이야기 하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분명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거저주라는 말은 보고 깨달은 대로 움직이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들립니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울어도 가슴을 치치않는요지부동 완고한 마음을 가진 이들은 거저주라는 말에 오히려 움츠러들 뿐입니다. 그러나 이 쇳소리 나는 세상을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미 받은 것, 다시말해 확신으로 자리 잡은 것들을, 하나님 나라의 상식에 해당되는 것들을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심어놓아야 합니다.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이 자연스로운 걸음 속에 사람답게 살아가는 거저의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