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료/로마서

[롬4;1] 참된 믿음이란 무엇인가?

'코이네' 2017. 12. 13. 18:19

그리스도에 의해서 구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4:1-25)

  설교 : 이승구 목사

 

 

1. 참된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우리는 지난 번에 그리스도에 의해서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 당연히 따라 나오는 질문은 "참된 믿음은 무엇입니까?"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제 21문의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 이 요리문답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습니다. "참된 믿음은 하나님께서 당신님의 말씀가운데서 계시하신 모든 것이 참되다는 확실한 지식일 뿐만이 아니라, 복음을 통해서 성령님에 의해서 내 안에 창조된 마음속에 깊이 뿌리 박힌 확신이기도 한데, 이는 순전한 은혜로 그리스도께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만 아니라, 나에게도 내 죄를 용서해 주시고, 영원히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게 하시고 구원을 허락하셨다는 확신입니다"이 대답에 의하면 믿음은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확실한 지식과 깊이 뿌리 박힌 확신입니다.

이제 이것을 하나씩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2. 믿음은 확실한 지식이다.

 

먼저 믿음은 확실한 지식이라는 측면부터 생각해 봅시다. 믿음에는 지적인 요소(notitia)가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지적인 요소가 무시되면 믿음은 참된 믿음이 아니고 맹신과 광신이 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런식으로는 구원받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참된 믿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믿음의 지적인 요소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점점 더 깊이 가져 나가야만 합니다.

 

참된 믿음은 믿음의 지적인 요소의 성장과 더불어서 같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믿음의 지적인 요소의 성장은 믿음의 성장에 충분 조건은 아니지만, 필요 조건이기는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어 나가는 시간이 더해 갈수록 믿음의 지적인 요소를 더 풍성히 하는 일에 힘써 나가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분명히 하고 나아가야 하는 믿음의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첫째는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서 "하나님께서 당신님의 말씀 가운데서 계시하신 모든 것이 참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된 믿음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에 대한 수납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단순히 담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성경이 성령님의 능력에 의해서 때때로 하나님의 말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출발점은 성경에서 가르쳐지는 바는 하나님의 계시로서 모두 참되다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을 바로 해석하지 않으면 성경을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실상은 성경에서 가르치는 하나님의 진리를 왜곡하는 것이므로 바르지 못한 성경 해석을 하고, 그런 해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참된 신앙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이 가르치는 것을 모두 참되다고 믿는 것은 그 시작에서만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그렇게 되어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것은 모두 참되다"는 그 명제를 믿으면서도 실질적으로 성경이 구체적으로 가르치는 바를 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참된 신앙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항상 깨어서 우리의 믿고 있는 바가 항상 성경이 가르치는 것과 일치하는 것인지, 그것이 성경에 대한 바른 해석 가운데서 나오고 있는 것인지를 물어야만 합니다. 하이델베르그 요리 문답은 우리가 믿어야 할 믿음의 내용을 사도 신조를 따라서 진술하고(22, 23), 이를 따라서 체계적으로 진술하고 있습니다(24-64문답).

 

둘째로, 성경이 가르치는 바가 다 중요하고, 우리는 그로부터 체계적인 성경적 사상, 성경적 세계관을 형성해 나가야 하지만, 참된 믿음이 무엇인가 물을 때 가장 중요하게 언급해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속에 대한 지식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한 죄용서의 근거를 마련하는 일을 하셔서 우리가 그의 그 속죄의 공로로 죄용서함을 받고, 영원히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지고 있게 하시며, 구원을 허락하셨다는 사실이 신앙의 내용으로 강조되는 것입니다. 이는 십자가와 부활로 대표되는 그리스도의 구속사건 자체에 대한 믿음과 그 의미에 대한 믿음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사실과 의미가 다 중요하고, 그 둘은 구속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영원부터 하나님의 생각 가운데서 깊이연관되어 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역사적인 순서에 있어서는 사실이 있고 그후에 그 사실에 대한 설명이 주어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그 사건을 예시하는 것들이 있고, 사건이 발생한 후에, 그 사건을 설명하는 계시가 주어진 것이어서 그 의미는 다른 것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성경이 가르치는 바에 의해서만 규정되어야만 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그 사실과 의미의 계시적 연관은 이미 하나님의 의도속에 영원부터 있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런 사실과 의미의 근원적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 하나하나를 다 중요시해야 합니다.

 

먼저 구속 사실의 역사적 실재성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복음서의 기록을 받아들이는 일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십자가와 부활 사건의 실재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참된 신앙의 근거는 다 상실되는 것입니다. 복음서에 실제로 발생한 것으로 기록된 모든 사건이 우리의 시간과 공간 가운데서 일어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모든 것의 근거일 수 있습니다. 때로 이렇게 역사적 사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믿음없음을 반영하고 어떤 역사적인 것에 우리의 신앙을 근거시키려는 것은 불신앙의 태도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불트만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

그러나 이는 옳은 비판이 아니고 오히려 신앙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참된 신앙은 구속 사건의 역사적 사실성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단지 그것이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역사가들이, 또는 과학자들이 증명했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그것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은 성경과 하나님보다는 역사학적, 과학적 증거를 더 믿으려고 하는 것이기에 옳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사실들을 성경이 말하고 있기에 성경을 하나님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로서 이 사실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로 이것이 사실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해서 이를 증거가 없는 것을, 또 불확실한 것을 믿는 불합리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구속 사실의 실재성을 믿었다고 복음적 내용에 대한 믿음이 다 있는 것은 아직 아닙니다. 그 복음적 사실에 대한 성경의 해석인 그 의미를 믿는 것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받아들이되, 그것을 성경이 가르치듯이 우리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가라 앉히는 화목 제물이어서 그것이 구속과 화목의 사건이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다른 해석을 붙인다면 그것은 복음의 내용을 믿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사건의 풍성한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서 다양한 측면을 다 생각하는 것은 좋으나, 그 사건에 대해서 성경이 부여하고 있는 핵심적 의미를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이 가르치는 구속사건의 사실성과 그에 대한 성경적 해석을 받아들이는 것이 복음적 신앙의 내용인 것입니다. 이런 신앙의 내용을 사실과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확실한 지식으로 여기는 것이 참된 신앙입니다.

 

3. 믿음은 확신이다.

 

그러나 믿음은 이렇게 지식이기 만한 것이 아닙니다. 비록 이런 내용을 믿는 믿음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람이 참된 믿음을 가졌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 사실과 의미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고 그것이 그 사람의 존재와 삶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 그것은 참된 믿음이 아니고 역사적 믿음(역사 신앙, Historical faith)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신앙의 내용을 그저 어떤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이듯이 받아들인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이런 역사 신앙은 그것이 복음의 사실과 그 의미를 받아들인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이런 역사 신앙은 그것이 복음의 사실과 그 의미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는 좋은 것이지만, 그것으로만 머물러서는 아직 바른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참된 믿음이 되기 위해서는 믿음의 내용(what to believe)만이 아니라, 믿는 방식(How to believe)도 바른 것이어야 합니다. , 그 구원 사실과 성경의 가르침에 나의 존재와 삶 전체를 다 내던져 넣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을 확신, 또는 신뢰(trust, fiducia)라고 합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에 대한 신뢰인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의 구원이 그리스도의 공로 덕분에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졌다는 것에로 나 자신을 던져 넣고, 그것에 기대는 이가 구원함을 얻습니다. 이는 십자가와 부활의 구속 사건이 나를 위해서도 발생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자신의 존재와 삶이 이렇게도 처절한 희생 제사에 의해서 이루어진 튼튼한 구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 사건이 자신을 위해서도 발생했으므로 감사하며, 감격하여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나의 존재 전체에 대한 부인과 동시에 존재 전체에 대한 부활의 빛에서의 새로운 긍정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순간순간 자신을 이 구속의 빛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신뢰는 구원 사건에 대한 신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사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그는 순간 순간을 하나님 신뢰로 살아갑니다. 이렇게 믿는 사람을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신뢰는 마음속에 깊이 뿌리 박힌 것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믿고 사는 이가 참된 신앙을 가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으로 행하지 않는 것은 다 죄인 것입니다(14:23).

 

그런데 이런 신뢰는 성령께서 복음을 통해서 우리 안에서 창조적인 능력으로 이루심에 의해서만 생겨지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신뢰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으로 이루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사람 안에서 그들을 새롭게 하셔서 신뢰해 나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하나님을 바로 신뢰해 나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에 의해서 구원함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자신들의 믿음마저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믿기에 자신의 믿음에라도 자기 공로의 여지를 전혀 부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디 바라기는 우리 모두가 이런 바르고 확실한 지식과 마음속에 깊이 뿌리 박힌 확신을 가지고 바른 믿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를 원합니다.

 



by 코이네설교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