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자료

성 프란체스코가 죽음을 앞두고 부른 찬송

'코이네' 2017. 5. 31. 19:26

아시시의 성자 프란체스코의 마지막이 가까웠을 때, 그의 친구였던 의사 조바니가 그를 방문합니다.

프란체스코는 이 친구 의사를 벤데나떼라는 애칭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친구 벤데나떼여, 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 것 같소?”

 

벤데나떼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형제여,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면 병은 곧 물러갈 것입니다.』

 

이에 프란시스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게 진실을 말해 주시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소쩍새가 아니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만이 나의 소원이라오. 나는 성령의 은혜로, 살든지 죽든지 어느 것에나 만족할 만큼 하나님과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오”

 

『형제여, 그렇다면 내가 말하리이다. 의학상으로 볼 때에 형제의 병은 불치의 병이오. 금년 초가을까지 살 수 있을 것 같소.』몇 달 안 남은 것입니다. 전기 작가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이 말을 들은 가련한 프란체스코는 하나님을 향하듯 두 손을 치켜들고 형언할 수 없는 기쁜 표정으로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오라. 오, 나의 잠의 죽음이여, 나의 잠의 죽음이여"

 

그는 육체의 죽음을 잠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죽음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육체의 죽음에 의해서 당신은 찬송을 받으소서. 이 땅에서 한번 삶을 누린 자라면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 죄 중에 죽는 자는 재앙이로다. 그러나 당신의 거룩한 뜻을 이루며 세상을 떠나는 이, 그는 행복한 자가 아닌가?”

 


죽음의 날이 드디어 그를 찾아왔습니다. 태양은 서산 마루에 마지막 석양을 물들였습니다. 주위는 적막하고 모든 것이 준비되었습니다. 프란체스코는 조용히 시편 142편에 자신의 곡조를 붙여서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프란체스코는 완전히 실명(失明)한 상태입니다. 전기 작가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그는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아니 볼 필요가 없었다. 그에게는 마지막 한번 더 보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의 영혼은 단 한 분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그의 입술은 조용히 움직이면서 계속 이렇게 고백하고 있었다. <내 주여, 나의 전부여, 내 주여, 나의 사랑이여>"

 

프란체스코는 회개한 지 20년이 되던 해인 1226년 10월 3일 토요일 저녁에 찬송하면서 죽어 갔다. 그때 그의 나이 마흔다섯이었다”

 



by 코이네자료실